정확히 오늘은 방학 3일 차 아침입니다. 밖을 보니 새벽에 또 눈이 내렸네요. 월요일에 다녀온 아이스링크장을 또 가고 싶다고 말한 제 아들과 단둘이 아이스링크장 데이트를 또 하려고 합니다. 모자의 데이트 여러분은 어디에서 하시나요?
광교복합체육센터 -아이스링크
최근 동네에 복합체육센터가 완공이 되면서 인기 초절정이었던 수영장, 아이스링크장이 공개되었습니다. 수강등록을 하실 분은 새벽부터 등록을 위해 줄을 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람이 많다고 해서 소문만 듣고 안 하다가 크리스마스이브날 아이가 축구를 배우러 간 사이 혹시 몰라서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모든 사람이 다 수강등록을 해야지만 탈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강등록은 등록대로 하고 저처럼 수강등록 안 한 사람들은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날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으니 오라고 해서 저희 가족은 최초로 아이스링크장을 방문했습니다.
아이스링크장을 처음 간본 것이기에 스케이트를 타본 적도 당연히 없습니다. 다만 아이는 까이유 오리지널 영상에서 본 것이 기억이 나서 자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5분짜리 영상에서 까이유는 하루만에 스케이트를 배우는데 아들이 한 말이 기억납니다.
" 어떻게 하루 만에 스케이트를 타지? 아닌거 같은데?"
이 영상을 기억하고 본인도 까이유처럼 하루 만에 탈 수 있을 것 같고, 인라인과 롤러스케이트를 탈 줄 알기 때문에 아주 자신만만해했습니다. 축구가 끝나자마자 바로 아이스링크장에서 신발을 대여하고 먼저 저는 제외하고 아빠와 아들만 탔는데 초반에는 한두 번 넘어지더니 역시나 인라인을 탈 줄 알아서 같은 계통이라 바로 타는 모습이 본인도 인정하는 눈치였습니다. 한번 입장하면 기본 3시간 탈 수 있는데 아이는 3시간을 다 채우고 싶어 했습니다. 늘 느끼지만 제 아들은 꽂히면 끝장 보는 스타일이라서 아주 두렵습니다. 호텔에 가야 하는 일정이 있어서 1시간 30분만 타고 나왔는데 아빠는 이미 기진맥진이 되었습니다. 보통 잘 타는 사람들은 인코스로 가고 초보는 아웃코스로 가는데 제 아들은 그 어른들 틈을 타서도 인코스를 가는 그 자신감이 어찌나 멋있던지, 마스크는 젖어서 몇 번이고 바꾸고 하면서 쉬지 않고 계속 타는 제 아들이었습니다.
이 기억이 얼마나 좋았는지 아들은 엄마랑 단둘이 가자고 해서 방학 1일 차인 월요일에 도서관을 먼저 가고 아이스링크장을 저랑 단둘이 갔습니다. 위치가 얼마나 좋은지 왼쪽은 도서관, 오른쪽은 아이스링크장이라서 대만족입니다. 엄마랑 같이 간 날은 방학 1일 차로 첫 장소는 도서관으로 정해서 도서관에서 미션이 있었습니다. 읽고 싶은 책, 도전해보고 싶은 책을 한 권 정해서 한 페이지 읽어보고 내용말해주기였습니다. 아들은 걱정 세탁소 책을 빌려서 한 페이지를 읽었습니다. 초반에는 한페이지에서 반만 읽으면 안되냐고 했지만 할 수 있다며 한페이지를 도전해보게 했고 미션성공을 하였습니다. 미션성공하고 아이스링크장을 가기 전 도서관과 이어지는 카페에서 아들은 머핀, 저는 커피를 맛보고 바로 아이스링크장으로 출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들은 2시간 20분을 탔습니다. 저도 인생최초 김연아 선수를 생각하며 신발을 신어보았습니다. 엄청 미끄럽지만 그래도 인라인보다는 나았습니다. 인라인은 바퀴라서 서있는 것조차 초반에는 힘들었는데 이것은 날로 되어있으니 서있는 것은 괜찮았습니다. 아들이 2시간 넘게 타는 동안 저도 같이 아이스링크장 안에서 탔습니다. 타고 쉬고 타고 쉬 고를 반복한 저지만 쉬는 것도 밖으로 안 나가고 아이스링크장 안에서 쉬었습니다. 아들은 2번째 타는 것이니 더 감을 잡았고 아주 쌩쌩 달리더군요. 그러다 잠시 쉬고 있는데 제 뒤에 한 부자가 말하는 것이 들렸습니다.
" 아빠 저기 카키색 옷 입고 빨간헷맷 쓴 남자애 딱 봐도 어려 보이는데 엄청 잘타"
" 그래 저렇게 씩씩하게 타는 거야~ 너도 할 수 있어"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들은 엄마라고 하고 저에게 왔습니다. 아들에게 위의 이야기를 전해줬더니 더 힘을 싣고 더 빨리 타더군요. 남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은가 봅니다. 사실 친구와 같이 오고 싶은데 아직 아들나이에 인라인을 탈 줄 아는 남자아이가 없어서 같이 올 수 없다는 게 함정입니다. 그래서 주변 누나와 형들과 한 번은 같이 가보려고 합니다. 아들은 알아버렸습니다. 본인이 단번에 스케이틀 탈 수 있었던 이유는 두 발자전거, 인라인, 롤러스케이트를 탔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본인 스스로 느끼는 것이 바로 최고의 공부법입니다.
겨울방학 오전에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오후에는 운동하는 그 일정 오늘도 해보려고 합니다. 아들이 원하니까요. 내일은 또 다른 포스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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