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세 외동아들을 키우고 있는 얼 전트 알라입니다. 오늘은 제 아이가 연산이 아닌 체스를 먼저 배우는 이유에 대해 말해보려고 해요. 보통은 연산과 사고력 수학이 주를 이루며 배우는 이 시점에서 제 아이가 체스를 배우는 이유와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1. 엄마! 나도 바빠지고 싶어, 왜 나만 한가해?
바둑이랑 체스중에 뭐 배워볼래?
2022년 7월쯤에 제 아이가 한 말이 저를 쿵! 하게 만들었죠." 엄마 왜 나는 한가해? 나도 바빠지고 싶어" 이 말의 배경에는 같은 반 친구들은 하원하고 바로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학원차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고 있었어요. 무엇보다 가장 친한 친구는 학원 다니느라 목요일에 4~5시만 놀 수 있다는 소리를 들으니 제 아이는 스스로를 생각했나 봐요. 친구는 주 2회 사고력 수학, 주 1회 수영, 주 3회 영어(주말에도), 주 3회 피아노, 주 1회 학습지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종종 시간이 되는 목요일에만 놀이터에서 논 적이 있었어요.
이때까지는 책 육아와 매일 태권도장만 가고 있었고 다른 친구들이 학원가는 시간에 책을 읽어주거나 영어 영상을 보게 했어요. 그러다 아이가 자기도 바빠싶다는 말에 직접 눈으로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바둑학원을 한번 가봤어요. 6세에 아빠와 바둑과 체스를 둬봤기 때문에 관심 있는 영역이었거든요. 바둑학원을 가보니 1대 다 수업이었고 요즘 바둑은 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패드 숙제도 있고 온라인 게임 같은 느낌이 더 많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주차공간이 협소해서 제가 여기는 아웃시켰어요.
그러던 중 체스를 알아보니 동네에 체스 선수께서 1대 1로 수업을 집에서 하시더라구요. 체스선수이시면서 체스 아카데미 부원장님으로 계시다가 센터는 주 1회만 가고 과외식으로 집에서 수업을 하시더라구요. 선생님을 만나보니 딱! 이거다 싶었어요. 여자 선생님이셔서 예민한 제 아이에게는 더 맞겠다 싶었죠. 아이는 이때까지만 해도 체스 보다는 바둑을 더 선호 했었어요. 그 이유는 체스는 선생님과 겨룰때 졌거든요.(아주 당연한 결과인데 아이는 아빠랑 취미로 둬봤고 아빠는 져주는데 선생님은 져주지 않았거든요) 선생님 말씀이 가정에서 아빠와 체스를 둬본 친구들은 약간의 자만심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ㅋㅋ 딱 제 아이도 이 경우였어요. 제대로 선생님께 배울 수 있겠다 싶었고 아이도 해보고싶다고 하여 등록을 했어요.
등록하고 나서도 좀 걱정이 되었던 것이 주변에 이 체스 공부방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1대1로 한 시간인데 괜찮을까? 그런데 웬일인가요? 제 아이가 16개월부터 다니고 있는 소아과 원장 선생님 아드님이 여길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늘 원장선생님께서 제 아들이 본인아들과 성격이 너무 비슷하다고 하면서 제 아이를 정말 이뻐해주셨어요. 원장선생님 신랑분도 제 아이를 알 정도로 예뻐해주신 분들입니다. 무엇보다 인성적으로 저도 좋아하는 의사 선생님인데 이 분이 여기 체스 선생님 너무 좋으시고 아들도 너무 잘다닌다고 한다고 하더라구요.( 원장선생님 아파트 내에 있는 체스 공부방이에요)
그런데 반전, 체스에서 숙제가 있다는 제보를... 전 깜짝 놀랐어요. 체스 경기를 두고 온 줄 알았는데 숙제가 있다더라고요.
뜨악! 마침 잘됐다. 인생에서 제대로 된 숙제는 처음일 텐데 이번 기회에 숙제 습관들이기로 연습해도 되겠다 싶었어요. 체스도 패드 숙제가 있더라고요. 전 아직까지는 핸드폰, 패드의 사용을 하지 않기에 제 아이만 패드 숙제를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유일하게 제 아이만 패드 숙제 없이 오로지 책으로만 읽고 문제를 푸는 숙제를 하고 있어요. 패드 숙제가 여기 체스에서는 꽃이거든요. 체스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들만 모아둔 문제들은 패드 숙제에 다 포함이 되어있었기에 선생님은 같은 돈을 주고 (가격은 비싸요^^ 주 4회 기준 18만 원이랍니다) 기회를 한 가지 못 얻고 가는 거라 미안해하셨어요.
여기서 저의 포인트는 가격만큼 배워오는 것보다는 즉, 속도보다는 아이가 즐기고 부담 없이 배우길 바랐거든요. 제 아이만 패드 숙제가 없다 보니 패드에 나오는 그 문제들을 제본해서 제 아이에게 따로 주시더라고요.( 학교 들어가기 전에 패드와 같은 디지털 매체로의 숙제와 학습을 제가 권장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학교에서도 기본은 교과서인 책으로 배우닌까요).
주 1회만 체스 공부방을 가기에 매일매일 숙제가 있어요. 아이의 첫 숙제가 체스다 보니 숙제에 대한 습관 잡기가 아주 딱이겠더라고요. 무엇보다 아이가 체스를 너무 즐기고 있기에 하원하자마자 집중되게 몇 문제 딱 풀고, 한번 풀었는데 이해가 안 가면 색연필로 표시해두고 포스트잇으로 붙여놓기, 그리고 그 문제는 다음날 다시 한번 봐보기, 다음날 봤을 때 "어? 엄마 어제는 안 풀렸는데 오늘은 풀었는데?" 이런 말이 나옵니다.
바로 저의 육아법에 한 가지 특징은 아들들은 직접 경험하게 하자는 주의입니다. 제가 백날 말해봐야 잔소리고 아이가 몸소 느끼면 되더라고요. 이건 레고 할 때도 제가 관찰해본 결과 정말 아들들은.. 몸소 부딪혀봐야! 즉, 청각보다는 시각이 발달되었더라고요. (그래서 아들들이 그렇게 게임을 좋아한다고 '아들의 뇌'라는 책에서 그러더군요)
어제는 제 아들의 체스 숙제하는 모습을 보고 와... 반해버렸어요. 위의 방식으로 습관을 들여놨더니 105번 문제 풀다가 안되니 색연필로 표시를 하더라고요? 그러다 다음 문제로 넘어가더니 한참을 문제를 째려보더니 풀더라고요. 그러다 이 문제가 그 안 풀린 105번 문제와 비슷했는데 색연필 표시를 빡빡! 종이가 찢어지기 직전까지 지우더니 " 아!!! 이거였어. 엄마 이 문제 해결" 이러면서 본인 스스로 또 멋지다고 느끼는 듯한 그 표정! 잊을 수가 없네요.
2. 연산보다 체스를 더 먼저 배우는 이유는?
어차피 연산도 생각을 해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체스 가격이 좀 나가요. 1대 1이기고 하고요. 어떤 분은 체스 가격을 듣고는 그 돈이면 차라리 사고력 수학학원을 보내라고도 해요. 그러나 제가 연산을 하지 않고 체스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체스가 수학과 매우 닮았더라고요. 기계적인 연산 풀이법을 먼저 익히기보다는 먼저 뇌를 굴리는 연습이 필요해 보이더군요.
여기서 사고력 수학도 유초등 저학년 경우에 많이 다니지만 제 교육관과 아이 성향에 맞지 않아서 배제했어요. 평가에 민감한 제 아이는 입학 테스트라는 것과 보통 사고력 수학 문제를 보면 일단, 문제가 길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가 스스로 읽고 이해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죠. 문제 읽다가 지쳐버릴 것 같은 제 아이의 성향이었기에 이것도 배제했죠. 잘못하면 주객이 전도되어서 엄마가 문제 읽어주거나 문제를 이해시켜주고 아이는 문제 푸는 식으로 될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면 수학적 사고력도 키우고 뇌를 쓰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체스였고 집에서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었죠. 보드게임은 다음번 포스팅으로 넘기고 오늘은 체스만 포스팅할게요.
체스도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을 짜야하고 수많은 전략들 중 지금 상황에 맞는 전략을 써야 하며 몇 수를 더 멀리 내다봐야 하는 훈련도 하게 돼요. 이 훈련을 통해 추론 능력, 가정해보는 능력까지 키우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수를 두면 상대는 이렇게 수를 둘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다음은? 그다음은?' 즉, 뇌를 가만히 두지 않는 거죠.
제가 왜 뇌 움직이자! 를 강조하는 이유는 요즘은 사교육 시장의 화두는 패드와 같은 디지털 기기로 하는 학습 상품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양면성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점이 더 크다고 봅니다. 가장 큰 단점은 아이에게 집중력과 깊고 오래 생각하는 연습을 막는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청각보다는 특히 남자아이들은 시각이 더 발달되어있기에 이런 상품이 잘 팔리는 것 같아요. 어떤 제품은 모르면 바로 옆에 버튼만 누르면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는 시스템이더라고요. 기획력은 정말 대박이죠. 하지만 이것이 학습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내가 생각해보지 않아도 바로바로 선생님이 알려주는 이 시스템.... 초등학교 때까지는 좋을지 모르지만( 초등만 다니고 말 건 아니잖아요?) 중등과 더군다나 고등에서는 통할까요?
이러다 보니 요즘은 생각하기 싫어서 문제도 읽지 않고 바로 찍는 초등학생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제 아이가 나중에 그럴 줄 도 모르는다는 가정은 늘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미리미리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편입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물어볼 때 바로 대답해주지 않는 것이죠. 이건 레고 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바로 문제 해결을 해주지 않아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가 뺏고 싶지는 않거든요. 연산보다는 체스를 먼저 배우는 이유는 바로 ' 스스로 생각해보기'를 위함입니다. 이것이 선행이 된 이후에 12월이 되면 수학 교과서 1학기 책으로 예습하고 입학하려고 합니다. 물론 사고력 문제에 비하면 교과서 수준이 매우 쉽지만, 전 기본부터 제대로 탄탄하게 쌓는 기회를 잡아보려고 합니다.
3. 주말에 카페에서 핸드폰이 아니라 아빠와 체스 한판 대결
아들 vs 아빠 대결
6~8세 아이들과 카페에 가면 보통 무엇을 하시나요? 제가 본 광경은 핸드폰 사용이 더 많았어요. 제 아이도 크면 이 디지털 기기가 난무하고 AI 로봇이 대체되고 있는 마당에 당연히 사용하겠죠. 안 해서도 안되고요. 하지만 전 나이 제한은 좀 두고 싶더라고요. 언젠가 사용할 것을 제가 미리 알려주고 싶지 않았죠.
핸드폰 대신 우리 가족만의 문화를 만들자!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저희 가족은 주말에 자전거를 매주 타고 있어요.
짐을 싣기 위해 바구니 있는 제 자전거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죠. 챙기는 것 중 하나는 체스판과 그 외 보드게임이에요. 자전거 타고 다니다 카페에 꼭 들르는데 이때 아이와 할 수 있는 최적화된 놀이는 보드게임이더라고요. 그중 저희는 체스판을 자주 챙겨다니요. 아빠랑도 대결하고 엄마랑도 대결하면서 달달하게 먹어요.
엄마 아빠는 체스를 전문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기에 잘 몰라요. 그래서 제 아이가 전략이나 체스 용어를 가르쳐준답니다. 아이에게 배우는 셈이죠. 선생님의 기회를 많이 주는 편입니다. 그러면서 설명하는 법도 연습도 하게 되죠 가끔 자만하려고 하면 ^^ 그건 또 확실히 잡아주고요.
늘 연구하고 아이를 키우자는 입장인데요.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나온 문구가 저를 울렸어요. 배우지 않는 부모가, 공부하지 않는 부모가 관성에 따라 자식의 미래에 관여하는 게 가장 위험하다고 하더라고요. 이 말을 참 공감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더 밝은 가정을 위해 노력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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